
[프롤로그]
땅딸막한 굴뚝에서 토해내는 흰 연기를 이끌고 일렬로 늘어선 전차가 산간을 따라 길게 뻗어 나갔다. 사루토비 코노하마루는 시트에 몸을 깊숙이 맡긴 채 갈색과 녹색이 반복되며 뒤로 흐르는 창밖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카제카게에게 물건을 전달하는 단독 임무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이라 긴장이 풀린 그는 마을에 도착하면 일락의 라면을 먹을지 아니면 직접 요리해 먹을지를 고민하며 하품을 섞어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떨어진 자리에 앉아 있는 익숙한 인기척을 느끼고 움직임을 멈췄다. 그곳에는 길게 뻗은 앞머리로 얼굴을 가린 우치하 사스케가 검은 망토에 몸을 묻은 채 잠들어 있었다. 코노하마루는 평소 마을에서 보기 힘든 사스케가 정기 보고를 위해 이 천둥차에 탔을 것이라 짐작하며, 나이가 들어 눈가에 주름이 생겼음에도 여전히 수려한 그의 얼굴을 흥미진진하게 관찰했다. 주위에는 아이를 안은 어머니나 노부부 같은 평범한 마을 사람들이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세계 최강의 닌자 중 한 명인 사스케가 그들 사이에 섞여 있는 모습은 기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평화로운 분위기를 만끽하며 코노하마루가 잠시 눈을 붙이려 창가에 머리를 기댄 순간, 거대한 폭음과 함께 차량이 거세게 흔들렸다. 놀라 눈을 뜨자 창밖으로 천둥차의 맨 끝 차량이 검은 연기와 불길을 내뿜는 광경이 들어왔다. 승객들이 비명을 지르며 선두 차량으로 앞다투어 도망치기 시작하자 차내는 금세 아수라장이 되었다. 코노하마루는 통로로 나서서 자신이 불의 나라 닌자임을 밝히며 승객들을 진정시켰고, 폭발 지점과 거리가 있으니 냉정하게 자리를 지키라고 지시했다.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되자 그는 사스케를 찾았으나 이미 그의 자리는 비어 있었다. 사스케가 승객들을 달래는 것보다 화재 진압을 우선했다는 것을 깨달은 코노하마루는 당황하며 창문을 넘어 지붕 위로 올라가 사고 현장으로 서둘렀다.
맨 끝 차량에 도착한 코노하마루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격렬하게 타오르던 차량이 통째로 얼음 덩어리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얼어붙은 창문을 깨고 들어서자 냉기의 중앙에 사스케가 서 있었고, 그의 손끝에서는 마지막 불꽃마저 얼음으로 뒤덮여 사라지고 있었다. 사스케는 수둔으로 불을 끄면 고온의 수증기가 발생하기에 풍둔을 조합해 수증기 자체를 얼려버렸다고 덤덤하게 설명했다. 수둔과 풍둔의 성질 변화를 동시에 발동시키는 고난도의 기술에 감탄하던 중, 붉은 단발머리에 화려한 장신구를 한 십 대 소녀가 나타나 자신의 좌석이 얼어붙은 것에 불평을 늘어놓았다. 소녀는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느라 폭발 상황조차 모르고 있었으며, 일등차 전체를 전세 냈다며 당당하게 굴었다.
사스케는 소녀의 말을 끊고 바닥에 떨어진 얇고 굽은 유리 조각을 코노하마루에게 던졌다. 그것은 시한폭탄에 쓰이는 신관의 일부였고, 인술이 아닌 도구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범인이 닌자가 아닌 일반인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범인이 아직 차내에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순간, 다시 한번 선두 차량 쪽에서 폭발음이 들려왔다. 천둥차의 속도가 비정상적으로 올라가자 사스케는 기관부의 트롤 패널이 파괴되었음을 직감하고 이를 멈추기 위해 지붕을 타고 선두 차량으로 달려갔다. 코노하마루는 사스케가 동력부를 정지시키는 동안 차내의 폭파범을 확보하기로 하고, 얼음 고드름으로 탄산수를 젓고 있는 철없는 소녀를 차량에 남겨둔 채 앞쪽 객차로 향했다.
텅 빈 11호차를 지나 10호차로 들어선 코노하마루는 구석에서 아기를 안고 떨고 있는 한 여자를 발견했다. 안심시키려 다가간 그에게 여자는 무섭다며 곁에 있어 달라고 애원하더니, 갑자기 안고 있던 아기를 코노하마루에게 던졌다. 본능적으로 아기를 받아든 순간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아기는 닌자로 변신해 쿠나이를 휘둘렀고, 엄마 역할을 하던 여자 또한 닌자의 본모습을 드러내며 협공을 가해왔다. 코노하마루는 변신술에 당한 것에 분개하며 반격에 나섰지만, 어느새 앞뒤 문에서 보라색 복장을 한 닌자들이 쏟아져 나와 순식간에 열두 명에게 포위되고 말았다. 좁은 차내에서 다수를 상대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그때, 머리 위로 거대한 화염이 휩쓸고 지나갔다.
사스케가 화둔 호화구의 술을 사용하며 나타나 코노하마루의 앞을 막아섰다. 사스케는 눈으로 쫓기도 힘든 속도로 움직이며 적들을 하나둘 기절시키기 시작했다. 압도적인 전력 차이에 당황한 적들의 리더인 턱받이를 한 남자가 창문을 깨고 밖으로 도망치자, 코노하마루가 그 뒤를 쫓아 차 밖으로 뛰어내렸다. 차내에 남은 사스케는 점이 있는 마지막 남자를 제압하려 했으나, 그 남자는 갑자기 바닥에서 강철 기둥을 솟구치게 하는 생소한 술법으로 저항했다. 그 와중에 일등차에 있던 소녀가 갑자기 나타나 상황을 악화시켰고, 남자는 소녀를 인질로 잡아 창밖으로 던져버렸다. 사스케가 공중에서 소녀를 구해 착지하는 사이, 점이 있는 남자는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쓰러져 있던 동료들을 모두 죽이고 자신도 수리검으로 목숨을 끊었다.
한편 밖으로 도망친 리더를 추격하던 코노하마루는 과학 닌구를 사용해 뇌둔 전류를 발사했지만, 남자는 이상하게도 전격에 내성을 보이며 계속 달아났다. 코노하마루가 사슬 낫으로 남자의 발목을 잡아채며 근접전을 시도해 머리박치기로 타격을 가했으나, 남자는 목에 두르고 있던 턱받이를 폭탄처럼 터뜨려 반격했다. 이 폭발로 코노하마루는 다리에 중상을 입고 시야가 흐려지는 고통에 휩싸였다. 남자가 나뭇잎 닌자를 죽이는 것이 목적이라며 발악하던 그 순간, 차내에서 뚫고 나온 거대한 강철 기둥이 남자의 몸을 꿰뚫고 하늘로 솟아올랐다. 단숨에 절명한 남자의 시신을 허망하게 바라보던 코노하마루는 결국 정보를 하나도 얻지 못한 채 적들이 전멸했다는 사실에 좌절하며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1장]
병실 문이 힘차게 열리며 우즈마키 보루토의 활기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보루토는 병문안을 왔다며 당당하게 선언했지만 손에는 아무것도 들려 있지 않았다. 곧이어 보루토를 꾸짖으며 들어온 우치하 사라다의 품에는 벚꽃 꽃다발이 안겨 있었고, 마지막으로 미츠키가 차분한 태도로 뒤따라 들어왔다. 입원 첫날부터 지루함을 느끼던 코노하마루는 제자들의 방문에 내심 기뻐하면서도 스승의 위엄을 지키려 애쓰며 임무는 어찌했느냐고 의젓하게 물었다. 보루토는 오늘 임무가 없어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섰다며 미츠키가 든 봉투에서 네모난 보따리를 꺼내 보였다. 그것은 하루 사백 개 한정으로 판매되어 개점 전부터 줄을 서야만 살 수 있다는 유명한 가게의 딸기 찹쌀떡이었다. 사라다가 벚꽃 가지를 꽃병에 담는 사이, 보루토는 기다리지 못하고 상자를 열어 정갈하게 담긴 찹쌀떡을 드러냈다. 코노하마루는 자신을 위해 아침부터 고생했을 제자들의 마음씨에 가슴이 따뜻해졌다.
미츠키가 차를 준비하겠다고 나섰지만, 코노하마루는 억지로라도 몸을 움직여 우울함을 털어내고 싶다며 직접 목발을 짚고 탕비실로 향했다. 코노하마루가 나가자 아이들은 병실 끝에 쌓인 의자를 끌어와 자리를 잡았다. 사라다는 코노하마루 정도 되는 닌자가 중상을 입었다는 사실에 걱정스러운 한숨을 내쉬었고, 미츠키는 승객 중에 부상자가 나오지 않아 다행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라다가 켠 텔레비전 화면에는 화려한 프릴 원피스를 입은 금발의 아이돌 히메노 릴리가 신곡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보루토는 최근 인기 있는 아이돌이라며 릴리를 알아보았지만, 평소 텔레비전을 잘 보지 않는 사라다는 흥미 없다는 듯 찹쌀떡 포장지를 벗겼다. 하지만 찹쌀떡을 한 입 베어 문 사라다는 그 엄청난 맛에 감전된 듯 몸을 떨며 행복감에 젖어 들었고, 어느새 코노하마루를 기다리는 것도 잊은 채 두 번째 찹쌀떡에 손을 뻗었다.
화면 속 릴리가 혀 짧은 소리로 의미를 알 수 없는 가사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자 사라다는 견디지 못하고 절규했다. 보루토는 가사 따위 상관없다며 먹는 것에 집중했지만, 사라다는 도저히 들어줄 수 없다며 리모컨으로 텔레비전을 꺼버렸다. 그때 차를 준비한 코노하마루가 돌아왔으나 이미 찹쌀떡 상자는 텅 비어 있었다. 코노하마루는 경악하며 상자 속을 몇 번이나 들여다보았고, 아이들은 각자 몇 개씩 먹었는지 담담하게 고백하며 아홉 개뿐이었던 찹쌀떡의 행방을 확인시켜 주었다. 기운이 빠진 코노하마루에게 미츠키가 퇴원 시기를 묻자, 그는 폭탄에 섞인 독 때문에 마비 증상이 있어 삼 주간 입원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자신이 자리를 비운 동안 제7반을 맡아줄 임시 지도자로 상당한 강자가 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 순간 사스케가 병실 문 앞에 나타났고, 아빠가 선생님이 된다는 사실에 사라다는 기쁨을 감추며 헛기침을 했지만 보루토는 환호하며 열광했다.
수업 첫날, 마을 외곽 숲에서 사스케는 차크라와 전기를 실은 수리검 한 발로 멀리 떨어진 절벽을 통째로 분쇄하는 압도적인 위력을 선보였다. 보루토와 아이들이 넋을 잃고 바라보는 가운데 사스케는 각설탕으로 만든 주사위 두 개를 건네며, 손을 대지 않고 술법만으로 두 주사위의 눈을 똑같이 맞추라는 과제를 내주었다. 사라다는 수리검으로, 미츠키는 풍둔으로, 보루토는 나선환으로 도전했으나 조금만 힘이 과해도 쉽게 부서지는 각설탕의 특성 때문에 번번이 실패했다. 사스케는 제자들의 고군분투를 지켜보며 카카시의 지도를 받던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이제 무력만이 아니라 임기응변과 사회적 균형이 중요한 시대가 왔음을 실감하며, 형인 이타치가 지키려 했던 평화가 이 신세대들에게 계승되고 있다는 사실에 깊은 감회를 느꼈다. 보루토가 다가와 요령을 가르쳐달라고 조르자, 사스케는 자신의 감각적인 기술을 언어로 설명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며 자조 섞인 미소를 지었다.
그날 밤 보루토는 집에서도 이미지 트레이닝에 몰두하다가 히나타에게 꾸중을 들었고, 거실에서 릴리의 방송을 보던 히마와리를 통해 그녀의 보랏빛 눈동자가 무지개처럼 아름답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다음 날 사스케는 구리 수리검과 뇌둔을 이용해 자기장으로 물체를 음속 이상으로 가속하는 전자유도투척 기술을 전수했다. 사라다와 미츠키는 새로운 기술에 흥미를 보였지만, 보루토는 과거 중급 닌자 시험에서의 트라우마 때문에 과학 원리가 담긴 기술을 거부하며 주사위 연습에만 매달렸다. 노을이 질 무렵 사스케는 보루토의 곁에 앉아 과학과 술법은 대립하는 것이 아니며, 지금의 평화와 발전은 과거 닌자들이 꿈꿔온 지식의 집대성이라고 조언했다. 보루토는 여전히 마음이 복잡했지만 사스케의 진심 어린 말에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한편 미츠키는 홀로 야간 자습을 하던 중 나타난 오로치마루가 수업을 참관하겠다고 제안하자 단칼에 거절하며 수행에 집중했다.
수업 시작 이주째가 되자 아이들은 어느 정도 주사위 눈을 맞추는 데 익숙해졌다. 그때 사스케는 일주일간 마을을 떠나야 하는 긴급 임무가 생겼다고 알리며, 사라다의 의심 섞인 질문에도 아내 사쿠라와는 이미 이야기가 끝났다며 태연하게 마을을 떠났다. 사스케를 배웅한 후 아이들은 번화한 신시가로 향했다. 발전된 거리에는 가로등과 카페가 즐비했고 많은 사람으로 붐비고 있었다. 길을 걷던 보루토 일행 앞에 인형 탈을 쓴 고양이가 나타나 전단을 건네더니 돌연 그들을 뒷골목으로 끌고 갔다. 수상한 행동에 경계하던 보루토 일행 앞에서 인형 고양이는 조심스럽게 머리 부분을 벗어 던졌다. 그 안에서 나타난 것은 최근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며 절박하게 도움을 요청하는 인기 아이돌 히메노 릴리였다.
[2장]
히메노 릴리의 권유로 보루토와 사라다, 미츠키가 방문한 곳은 신시가지에 최근 생긴 고층 아파트였다. 밝은 유리 입구에 상주하던 접객원은 머리는 릴리이고 몸은 고양이인 괴상한 차림의 릴리를 보고도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맑은 얼굴로 인사를 건넸다. 일행은 릴리가 ID 카드를 찍자 층수 버튼을 누를 필요도 없이 그녀의 방까지 직통으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를 탔고, 문이 열리자마자 바로 거실이 나타났다. 현관이 없어 당황하는 보루토를 뒤로한 채 들어선 거실은 지나칠 정도로 넓었으며, 이불 크기만 한 텔레비전과 분홍색 그랜드 피아노, 그리고 가죽 소파를 가득 채운 인형들이 눈길을 끌었다.
릴리가 내온 달콤한 초콜릿 차를 마시며 얼굴을 찌푸리던 보루토는 텔레비전 속 모습 그대로인 금발에 보라색 눈동자의 릴리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미츠키가 일부러 변장까지 하며 접근한 이유를 묻자, 릴리는 오늘 아침 도착했다는 협박장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카드에는 라이브 공연인 '매혹의 마카롱 나이트'를 취소하지 않으면 라이브 도중 릴리를 죽이겠다는 섬뜩한 문구가 적혀 있었다. 사라다는 장난일 가능성을 제기하며 사무실에 알리라고 조언했지만, 릴리는 사무실이 알면 분명 라이브를 중단시킬 것이라며 팬들에게 버림받지 않기 위해 공연을 강행하고 싶다고 울먹였다.
릴리는 7대 호카게의 아들인 보루토와 우치하의 피를 이은 사라다를 치켜세우며 비밀리에 개인적인 호위 임무를 맡아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보루토는 처음에는 거절하려 했으나 엄청난 액수의 수표를 보고 잠시 흔들렸고, 동생 히마와리가 릴리의 열혈 팬이라는 사실과 사스케 부재중에 임무를 성공시켜 인정받고 싶다는 욕심에 결국 사라다와 미츠키를 설득해 임무를 맡기로 했다.
미츠키는 릴리가 립싱크로 공연한다는 점을 이용해 보루토가 릴리로 변신해 무대에 서고, 사라다와 자신은 객석에서 범인을 찾는 작전을 제안했다. 보루토는 여자가 되는 것을 완강히 거부했으나 결국 릴리의 옷을 입고 핀 힐을 신은 채 아이돌 안무와 몸짓을 익히는 고된 훈련에 돌입했다. 일주일간 릴리의 철저한 프로 정신 아래 레슨을 마친 보루토는 라이브 당일 나뭇잎 마을 돔의 화려한 무대 위에 섰다. 5만 명의 관객이 쇼킹 핑크색 야광봉을 흔들며 열광하는 가운데, 보루토는 이어폰으로 들려오는 릴리의 지시에 맞춰 완벽하게 립싱크 연기를 해나갔다.
한편 객석에 잠복하던 사라다와 미츠키는 관객들의 열기 때문에 이동이 불가능해지자 아예 관객들의 손 위로 몸을 던지는 '다이브'를 통해 무대 앞쪽으로 이동했다. 사라다는 사륜안을 개안해 2층석 구석에서 총을 든 괴한들을 포착했고, 미츠키와 협력해 그들을 제압했다. 하지만 그 순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날아온 저격에 의해 제압당한 괴한들이 즉사하자 상황은 더 급박하게 돌아갔다. 사라다는 돔 천장 위 폴리카보네이트 틈새로 총을 겨누고 있는 진짜 저격수를 발견했다. 거리가 너무 멀어 수리검이 닿지 않자 사라다는 스포트라이트를 일부러 고장 내 관객들의 시야를 차단한 뒤, 미츠키의 전격과 자신의 수리검을 결합한 전자유도투척을 시도했다. 자기장의 힘을 받은 수리검은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 저격수의 소총을 정확히 파괴하며 위협을 제거했다.
범인들을 처리한 안도감도 잠시, 무대 위에서 발라드를 부르던 보루토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갑자기 몸의 차크라가 제멋대로 움직이며 변신술이 풀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팔다리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떨리고 얼굴이 보루토의 모습으로 돌아가려 점멸하자 무대 위는 술렁이기 시작했다. 결국 중심을 잃고 넘어진 보루토의 변신이 완전히 풀리며 정체가 탄로 날 찰나, 갑자기 거대한 물의 벽이 나타나 보루토의 주위를 감싸 안았다. 이어 돔 천장을 가득 채우는 보라색 거인 사스케의 스사노오가 등장했다. 사스케는 공포에 질린 5만 관객을 향해 죽고 싶지 않으면 당장 돔에서 나가라고 위협해 현장을 순식간에 비워버렸다. 관객들이 모두 빠져나간 뒤 사스케는 보루토의 변신술을 강제로 해제시키고는 무대 뒤쪽 사다리로 도망치려던 진짜 릴리를 수리검으로 위협해 잡아챘다. 사스케는 겁에 질린 릴리를 향해 역시 그때의 너였냐는 의미심장한 말을 건넸고, 영문을 모르는 보루토는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3장]
관객과 스태프가 모두 떠나고 텅 빈 돔의 대기실에 보루토, 미츠키, 사라다가 모여들었다. 방 중앙에는 릴리가 파이프 의자에 두 발목이 묶인 채 앉아 변호사를 불러달라며 소리를 지르고 있었고, 사스케는 그런 릴리를 학자 같은 차가운 눈초리로 관찰했다. 사스케는 릴리가 과거 천둥차 폭파 사건 현장에 있었음을 밝히며 그녀가 사건을 일으킨 주동자 일당일 가능성이 높다고 단언했다. 사스케가 릴리의 금발 가발을 거칠게 벗겨내자 짧은 적갈색 머리가 드러났고, 그녀의 귓불에는 시게츠 교단원의 증거인 다섯 개의 피어스 구멍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사스케는 물의 나라 외딴섬에서 자연을 숭배하며 미즈카게의 개방 정책에 반발하는 시게츠 교단의 과격파 집단에 대해 설명했으며, 릴리가 그 지도자 세스이의 외동딸이라는 사실을 폭로했다. 릴리는 자신이 폐쇄적인 섬이 싫어 아이돌이 되기 위해 망명했을 뿐이라며 항변했으나, 사스케는 그녀를 닌자의 감시하에 두기로 했다. 릴리는 호카게의 스캔들을 언급하며 도발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사스케는 냉정하게 질문을 이어갔다.
릴리는 3년 전 밀항선을 타고 귀순했으며 교단으로부터 살해 예고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자신은 이미 고향을 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자신이 미끼가 되어 교단원들을 유인하겠다고 제안했으나, 아버지의 거처를 묻는 질문에는 급격히 동요하며 입을 다물었다. 사스케가 침묵하는 릴리에게 사륜안을 사용해 억지로 정보를 캐내려 하자, 사라다가 그의 손목을 붙잡으며 가족이기 때문에 아버지를 팔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고 가로막았다. 사스케는 딸의 말에서 과거 자신을 살리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던 형 이타치의 모습을 떠올렸고, 결국 릴리의 묵비권을 인정하며 그녀를 당분간 연금하기로 결정했다.
다음 날 신문은 라이브를 강제로 중단시킨 사스케와 호카게를 비판하는 기사로 가득 찼고, 마을 사람들은 닌자들에 대한 분노를 쏟아냈다. 소동이 일어난 지 사흘 뒤, 사스케는 직접 점심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번 사건은 호카게와 무관한 자신의 단독 소행임을 강조하며 비난의 화살을 스스로 감내했다. 보루토는 텔레비전 화면 속에서 방패가 된 사스케를 보며 미안함과 답답함을 느꼈다.
일주일이 지난 한밤중, 사스케의 전령 매가 보루토의 창문을 두드려 새벽 4시에 구시가 창고로 모이라는 쪽지를 전달했다. 약속 장소에 모인 보루토, 사라다, 미츠키 앞에 나타난 사스케는 시게츠 교단 과격파가 탄 화물선을 항구에서 일망타진하겠다는 임무를 하달했다. 사스케는 자신을 걱정하는 보루토에게 마을 사람들의 미움을 받는 것도 자신의 일이라며 다독였다. 항구로 뛰어가는 도중 사스케는 지난 라이브 무대에서 보루토의 몸이 조종당했던 이유가 적이 뇌의 전기 신호와 유사한 미세 전류를 흘려보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자신의 수둔이 불순물이 없는 순수한 물이었기에 전기가 통하지 않아 보루토를 감싸는 순간 조종을 막을 수 있었다는 원리를 설명했다. 또한 시게츠 교단이 사용하는 과학 기술과 닌자의 술법이 결국 자연의 이치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뿌리가 같음을 역설했다. 일행은 어느덧 시가지를 벗어나 어둠이 깔린 바다와 그곳에 정박한 거대한 화물선을 마주하며 적과의 결전을 준비했다.
[4장]
새벽의 짙은 어둠이 깔린 항구에는 수십 명의 선원이 화물선 앞에서 사스케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화려한 복장을 한 선장은 배의 조종을 계획대로 맞춰두었으며, 10분 후 물의 나라 항구까지 자동 항행으로 출항할 것이라 보고했다. 전투에 말려드는 것을 피하기 위해 출항 직전 모든 선원이 하선하기로 되어 있었기에, 보루토는 배 안에 적들만 남게 된다는 사실에 놀라워했다. 사스케가 준비한 이 배는 길이 80미터, 무게 1600톤에 달하는 거대 화물선으로, 선체 내부의 층간 이동은 앞쪽과 중앙의 계단으로만 가능했다. 침입 경로가 눈에 띄기 쉽다는 미츠키의 우려에 사스케는 배 중앙 2층의 원형 창문을 가리켰다. 일행은 차크라를 발바닥에 집중해 거대한 선체 외벽을 기어올라 창문에 달라붙어 출항 시간을 기다렸다.
오전 5시 정각, 사라다의 카운트다운과 함께 배가 기적을 울리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항구가 멀어지자 사스케는 고밀도로 압축한 화둔의 열로 유리창을 순식간에 녹여 침입 경로를 만들었다. 배 안으로 들어선 사스케는 제자들의 성장을 위해 사라다에게 사륜안을 통한 탐색을 맡겼다. 사라다는 삼구옥 사륜안을 개안해 갑판과 선내 각 층에 배치된 적들의 위치와 배 곳곳에 설치된 18개의 시한폭탄을 정확히 찾아냈다. 사스케는 아이들에게 각자 층을 나누어 적을 무력화하라는 지시를 내리고 자신은 폭탄 회수를 맡기로 했다. 두려워하는 사라다에게 동료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 자는 쓰레기일 뿐이라며 안심시킨 사스케는 그녀의 손목에 비상용 과학 닌구를 채워준 뒤 흩어졌다.
갑판으로 향한 미츠키는 구명보트 뒤에서 폭탄 설치를 준비하던 남자 네 명을 발견했다. 미츠키는 팔을 길게 늘여 폭탄 상자를 가로챘으나 그것은 아직 빈 상자였다. 정체가 탄로나자 적들이 총을 쏘며 저항했고, 그중 두 명은 수상 오토바이를 타고 배 밖으로 도주를 시도했다. 미츠키는 즉시 해면으로 뛰어내려 도주하는 수상 오토바이를 추격했다. 거센 물보라 속에서 풍둔을 사용해 앞서가는 오토바이의 정지 버튼을 저격하는 데 성공했으나, 그 여파로 미츠키가 탄 오토바이까지 고장이 나 속도가 제어되지 않는 위기에 처했다. 기절한 적들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 방패가 되려던 찰나, 사스케가 바다를 얼려 만든 얼음 다리가 나타나 미츠키를 멈춰 세웠다.
같은 시각 3층에 잠입한 보루토는 혼자 행동하던 적을 향해 나선환을 날렸다. 위력을 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내용물이 비어있던 컨테이너들이 풍압에 날아가며 큰 소동이 벌어졌고, 이 소리를 듣고 달려온 적들과의 난전이 시작되었다. 2층에서 내려온 사라다와 합류한 보루토는 뇌둔을 사용하는 적에게 수둔으로 맞서다 감전되는 실수를 범하기도 했으나, 두 사람은 환상적인 호흡으로 적들을 하나둘씩 제압해 나갔다. 갑판으로 올라온 두 사람은 어둠 속에서 보이지 않는 저격수의 공격을 받았지만, 사라다의 사륜안과 보루토의 기동력으로 남은 적들을 모두 무력화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모든 상황이 종료되었다고 생각한 순간, 보루토의 몸이 다시 부자연스럽게 경직되었다. 지난 라이브 때와 마찬가지로 누군가에게 조종당하기 시작한 보루토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사라다를 공격했다. 사라다는 사스케에게 받은 과학 닌구를 작동시켜 순수한 물을 보루토에게 뿌렸고, 불순물이 없는 물 덕분에 전류의 지배에서 벗어난 보루토는 정신을 차렸다. 적은 멀지 않은 곳에서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었다. 갑판 위 벤치가 폭발하며 혼란이 일어난 틈을 타 나타난 인물은 다름 아닌 아이돌 릴리였다. 그녀는 보라색 교단복을 입은 채 권총을 겨누며 싸늘한 적의를 드러냈다.
릴리는 왼손에 전류를 흘려 자기장을 형성함으로써 사라다가 던지는 수리검을 모두 끌어당겨 방어했다. 보루토가 근접전을 시도하며 권총을 빼앗으려 했으나, 릴리는 오히려 보루토의 입안에 손가락을 집어넣어 체내로 직접 강력한 전류를 흘려보냈다. 보루토가 격렬한 경련을 일으키며 위기에 빠진 순간 사라다가 강력한 무릎 차기로 릴리를 날려버렸다. 릴리는 패배를 직감하고 자기장을 이용해 보루토의 수리검을 끌어당겨 자결하려 했으나, 어느덧 폭탄 회수를 마친 사스케가 나타나 그녀의 손목을 쳐서 저지했다. 사스케의 압도적인 위압감 앞에 릴리는 전의를 상실한 채 고개를 떨구었다.
그때 갑판 위에 쓰러져 있던 적 중 한 명이 정신을 차리고 바다로 뛰어들며 자신의 모든 차크라를 이용한 뇌둔 폭발을 일으켰다. 거대한 물기둥과 함께 배 옆구리에 치명적인 균열이 생겼고, 1600톤의 거함은 순식간에 두 동강이 나며 침몰하기 시작했다. 사스케는 바다를 얼려 침몰을 막으려 했으나, 그 혼란을 틈타 릴리가 배의 갈라진 틈 사이로 몸을 던졌다. 보루토는 그녀를 포기하지 않고 릴리의 이름을 외치며 무너져 내리는 선체 깊숙한 곳으로 거침없이 뛰어들었다.
[5장]
릴리는 차가운 물소리와 비스듬히 기울어진 시야 속에서 서서히 정신을 차렸다. 죽어서 천국이나 지옥에 갔을 것이라 생각했던 그녀는 눈앞에 보이는 부서진 형광등과 천장이 되어버린 벽면을 보고 자신이 여전히 이승에 있음을 깨달았다. 두 동강 나 침몰하던 배 안으로 몸을 던졌음에도 목숨을 건진 것은 다름 아닌 우즈마키 보루토 덕분이었다. 보루토는 선실 상부에 생긴 에어 포켓 속에서 릴리를 지켜보고 있었고, 스승인 사스케가 곧 도와줄 것이라며 태연하게 말을 건넸다. 릴리는 자신을 여러 번 속였음에도 끝내 구해준 보루토를 보며 복잡한 감정에 휩싸였다.
보루토가 시게츠 교단의 이름에 대해 묻자 릴리는 고향 바다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가을이면 플랑크톤으로 붉게 물드는 바다와 그 위로 비치는 보랏빛 달의 풍경이 교단 이름의 유래였으며, 그 아름다움 속에서 조상들이 신의 존재를 찾았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어 그녀는 자신의 팔에 새겨진 나선 모양의 뇌문을 보여주며 이것이 아홉 살 때부터 친아버지이자 교단의 수장인 선생님에게 혹독한 생체 전류 훈련을 받으며 생긴 흔적임을 고백했다. 릴리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심장을 멈추게 할 정도의 위험한 수행을 강요받으며 지옥 같은 나날을 보냈고, 그 과정에서 타인의 신체를 조종하는 능력을 얻게 되었다.
하지만 릴리는 사회를 설득하는 포교자가 되고 싶어 했던 자신과 달리 즉각적인 파괴를 일으키는 스파이를 원했던 아버지와 결별하고 마을로 도망쳐 아이돌이 되었다. 결국 아버지는 나뭇잎 닌자들과의 전투 중에 사망했고, 릴리는 복수를 위해 호카게의 아들인 보루토를 이용해 마을의 명예를 실추시키려 했던 자신의 모든 계획을 털어놓았다. 보루토는 타인을 공격하는 대신 스스로를 발전시키라는 정론을 펼쳤지만, 릴리는 주입받은 교육과 고향에 대한 충성심 때문에 쉽게 변할 수 없다고 답했다. 보루토는 자신 역시 과학을 싫어했지만 조금씩 적응해 가고 있다며 시대에 맞춰 변하는 닌자들의 이야기를 전했고, 릴리는 자유로운 사고를 가진 보루토를 부러워하면서도 자신은 이미 늦었으나 다음 세대는 바뀌길 바란다는 진심을 내비쳤다.
그때 천장 너머에서 미츠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스케가 수둔으로 바다를 얼려 배의 침몰을 막고 있으나 연료 유출로 인한 해양 오염을 막기 위해 배를 공중으로 날려 폭파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갑판 위에서 사스케는 분자 결합을 조절하는 정교한 수둔으로 거대한 얼음산을 만들어 배를 지탱하고 있었다. 사스케의 지시에 따라 사라다는 괴력을 발휘해 거대한 닻을 짊어지고 하늘을 향해 힘껏 내던졌다. 사스케가 그 닻에 강렬한 전류를 한 가닥 날리자 닻은 전자기 유도에 의해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며 얼음에 갇힌 선체를 통째로 하늘로 끌어올렸다.
배가 공중으로 솟구치며 엄청난 중력이 가해지자 보루토는 미츠키와의 약속대로 십 초를 세고 바닥을 향해 나선환을 내뿜었다. 고막을 찢는 듯한 굉음과 함께 배 밑바닥이 부서졌고 보루토는 겁에 질려 기절한 릴리를 품에 안고 허공으로 뛰어내렸다. 머리 위에서는 사스케의 염둔 카구츠치가 배를 통째로 집어삼키며 검은 불꽃으로 흔적도 없이 태워버렸다. 추락하는 보루토 일행을 뒤따라온 사스케는 보루토에게서 릴리를 건네받으며 제자를 안심시켰다. 사스케와 사라다, 보루토는 착륙 직전 동시에 풍둔을 사용하여 해면의 충격을 완화했고, 세 줄기의 물보라와 함께 안전하게 바다 위로 내려앉았다.
[에필로그]
보루토와 친구들은 나뭇잎 마을 신시가 사거리의 대형 전광판 앞에 멈춰 섰다. 화면 속에서는 인기 아이돌이자 이번 소동의 주모자로 밝혀진 히메노 릴리가 생중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녀는 과거 전임 호카게를 원망해 그 권위를 실추시키려 아이돌이 되었음을 고백하며, 라이브를 중단시킨 사스케의 판단이 옳았다고 증언했다. 전광판 아래를 지나던 시민들은 릴리의 범죄 사실에 배신감을 느끼거나 사스케의 멋진 모습에 감탄하며 저마다 한마디씩 내뱉었다. 사라다는 화려한 드레스 대신 소박한 차림으로 인터뷰에 응하는 릴리를 보며 그녀가 이전보다 훨씬 여유로워 보인다고 말했고, 보루토 역시 그녀의 얼굴이 홀가분해 보인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이번 방송은 자신들로 인해 오해를 샀던 닌자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는 릴리의 간곡한 부탁을 호카게가 수용하면서 성사된 자리였다.
미츠키는 대형 스크린을 바라보며 시게츠 섬 사람들이 이번 사건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시게츠 교단 내부의 과격파가 일으킨 폭주일 뿐 모든 교단원이 마을을 원망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안도하며, 아이들은 닌자와 교단이 공존할 수 있는 미래를 희망했다. 그러던 중 사라다가 문득 손목시계를 확인하고는 코노하마루의 퇴원 시간에 늦겠다며 비명을 질렀고, 세 사람은 서둘러 병원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그 시각, 병실에 있던 코노하마루는 목발 없이 스스로 서서 창밖을 내다보며 커피 향을 즐기고 있었다. 평화로운 어른의 시간을 만끽하던 중 보루토가 요란하게 문을 박차고 들어왔고 뒤이어 사라다와 미츠키가 나타났다. 사라다는 이번에야말로 꼭 대접하고 싶었다며 찹쌀떡이 든 종이봉투를 내밀었고, 네 사람은 둥글게 모여 앉아 상자를 열었다. 달콤한 향기가 방 안에 퍼지며 모두가 떡을 집어 들려던 찰나, 건조한 노크 소리와 함께 사스케가 병실로 들어섰다. 뜻밖의 손님을 본 코노하마루는 자세를 고쳐 잡았고, 사스케는 마을을 떠나기 전 퇴원 소식을 듣고 들렀다며 짧은 인사를 건넸다.
보루토는 망설임 없이 마지막 하나 남은 찹쌀떡을 사스케에게 권했다. 코노하마루는 자신의 몫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속으로 절규했으나, 사스케가 단것을 싫어한다며 거절하자 보루토는 그 떡을 제 입속으로 덥석 던져 넣었다. 허탈해진 코노하마루는 결국 아이들에게 떡을 받는 것을 포기하고 직접 사 먹겠노라 다짐했다. 사스케는 이번 임무가 꽤 오래 걸릴 것 같다고 말하며 떠날 채비를 했다. 사라다는 아쉬운 마음을 감추려 사스케의 망토 끝을 붙잡았고, 무표정한 아버지를 골려주고 싶은 마음에 그의 입술에 엄마의 립스틱이 묻었다는 짓궂은 거짓말을 던졌다. 당황한 사스케가 슬쩍 입가를 닦아내자 사라다는 즐겁게 웃으며 아버지가 엄마와 관련된 일에만 동요한다고 놀렸다. 사스케는 곤란한 듯 사라다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가볍게 찌르고는, 딸의 입가에 묻은 팥소를 다정하게 닦아주었다.
보루토는 코노하마루의 떡이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는 지금이라도 다시 사 오겠다며 친구들과 함께 병실을 뛰쳐나갔다. 소란스러웠던 방에 정적이 찾아오자 코노하마루는 사스케에게 제자들을 가르치느라 고생이 많았다고 말을 건넸다. 사스케는 멀어지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지식을 차세대에게 전하는 과정이 꽤 즐거웠노라 미소 지었다. 코노하마루는 사스케가 아이들을 통해 이전보다 훨씬 부드러워졌음을 느꼈고, 사스케는 다음 세대를 잘 부탁한다는 말을 남긴 채 병실을 나섰다.
복도로 나온 사스케의 앞을 보루토가 가로막았다. 보루토는 머뭇거리다가 결심한 듯 사스케를 올려다보며, 아직 배운 것을 다 익히지 못했으니 돌아오면 다시 스승이 되어달라고 부탁했다. 사스케는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는 보루토의 얼굴에서 오랜 친구의 흔적을 발견하고는 반드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보루토 역시 지금보다 훨씬 강해져서 기다리겠다고 화답하며 사제는 함께 웃음을 터뜨렸다. 각자의 방식과 장소에서 마을의 평화를 지키기로 다짐한 두 사람은 다시 길이 만날 날을 기약하며 각자의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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